작성일
2026.08.03
작성자
holdings

[기술지주 소식] “사람을 잇는 것이 곧 투자” - 이화여대기술지주, '컴퍼니 빌더'로 진화하다

“스탠퍼드가 실리콘밸리의 기반이 됐듯, 대학이 창업 생태계의 심장이 되어야 - 이화여대기술지주 서지희 대표”

서지희 이화여대 기술지주 대표가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공인회계사로 30여 년을 일하며 대형 회계법인 최초의 여성 임원에 올랐던 그는, 이제 대학의 기술을 회사로 키우고 사람을 잇는 자리에서 두 번째 무대를 열고 있다. | 사진 - 최민 기자
서지희 이화여대 기술지주 대표가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공인회계사로 30여 년을 일하며 대형 회계법인 최초의 여성 임원에 올랐던 그는, 이제 대학의 기술을 회사로 키우고 사람을 잇는 자리에서 두 번째 무대를 열고 있다. | 사진 - 최민 기자

인공지능이 지식의 탐색과 전달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대학의 역할 역시 잘 가르치는 대학에서 연구하는 대학으로, 이제는 연구성과를 활용해 경제적·사회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대학으로 확장되고 있다. 서지희 이화여자대학교기술지주 대표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대학 기술지주회사가 있다고 본다.

서 대표가 주목하는 모델은 대학을 중심으로 혁신기업과 투자자, 연구자와 창업가가 긴밀하게 연결된 실리콘밸리 생태계다. 스탠퍼드대학교를 중심으로 우수한 연구성과와 인재가 구글을 비롯한 혁신기업으로 성장했듯, 우리나라 대학도 각자의 연구역량과 산업적 강점을 바탕으로 창업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인재와 기술력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다만 시장 규모와 창업 인프라, 투자와 성장 기회의 차이가 결과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재들이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입니다. 대학이 연구와 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과 사람, 자본을 연결하는 창업 플랫폼이 돼야 합니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할 경험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취업을 유일한 진로로 바라보기보다 창업에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경험까지 대학 교육의 중요한 자산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 경험이 반드시 창업가로 살아가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만들며, 고객과 시장을 설득해 본 경험은 향후 취업과 조직생활에서도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서 대표는 대학이 학생과 연구자의 실패를 허용하고, 실패 이후에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안전한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변화의 신호는 정책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26년 5월 서울대학교기술지주 대표를 지낸 목승환 전 대표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으로 임명됐다. 서 대표는 이를 대학 기술사업화와 초기투자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이 국가 창업정책에서도 중요하게 활용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사로 평가한다.

이화여대 기술지주가 대학 기술지주로는 처음 도입한 자체 배치 프로그램 '스테이션 이화 배치(STATION EWHA BATCH)' 안내 이미지. 창업기업을 선발해 프로토타입 개발 자금과 창업 전문가 코칭을 지원하고 데모데이를 거쳐 투자로 연결하는 구조로, 발굴부터 육성과 투자까지 한 줄로 잇는 '연결의 사다리'를 상징한다. | 제공 - 이화여대 기술지주
이화여대 기술지주가 대학 기술지주로는 처음 도입한 자체 배치 프로그램 '스테이션 이화 배치(STATION EWHA BATCH)' 안내 이미지. 창업기업을 선발해 프로토타입 개발 자금과 창업 전문가 코칭을 지원하고 데모데이를 거쳐 투자로 연결하는 구조로, 발굴부터 육성과 투자까지 한 줄로 잇는 '연결의 사다리'를 상징한다. | 제공 - 이화여대 기술지주

“특허가 논문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연구실의 기술을 시장으로 연결해야 한다”

대학 교원의 연구 과정에서 나온 직무발명은 학내 규정과 절차에 따라 통상 산학협력단이 권리를 승계해 관리한다. 산학협력단은 이를 기업에 이전하거나 실시권을 부여하고 기술료를 받는 방식으로 사업화해 왔다.

그러나 기술을 일회성으로 이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을 설립·육성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졌다. 이러한 배경에서 대학의 연구성과를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혁신 창업기업의 사업화와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 기술지주회사가 출발했다.

대학 기술지주회사는 비영리 조직인 산학협력단과 법적으로 분리된 영리 법인으로, 대학의 기술을 기반으로 자회사를 설립하고 초기기업을 육성·투자한다. 이를 통해 높아진 기업가치와 사업화 성과를 다시 대학의 연구개발과 창업 지원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한다.

서 대표는 대학 기술지주를 “대학의 기술과 인재를 기반으로 혁신 창업기업을 발굴·투자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기술사업화 전문투자사”라고 정의한다.

“대학의 연구성과를 기업에 이전하고 기술료를 받는 것만으로는 기술의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대학의 기술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있는 혁신 창업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시장과 인재, 후속 자본을 연결하며 기업의 성장 과정에 함께해야 더 큰 가치가 만들어집니다.”

국내 대학 기술지주의 역사는 20년이 채 되지 않았다. 2008년 한양대학교가 국내 최초로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한 이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를 비롯한 여러 대학으로 확산됐다. 최근 집계 기준으로 전국에 80여 개의 대학 기술지주회사가 설립·운영되고 있다.

개별 대학이 독자적으로 기술지주회사를 설립·운영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부산연합기술지주와 전남지역대학연합창업기술지주처럼 여러 대학과 지역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연합형 모델도 활용된다.

그러나 대학 기술지주가 민간 투자기관과 경쟁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대학의 정책 방향과 유기적으로 연계하면서도 장기 투자사업을 일관되게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안정적인 경영체계를 갖춰야 한다.

동시에 대학이 보유한 연구 인프라와 전문인력, 병원 등 실증 환경, 학생과 동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자산은 민간 액셀러레이터가 쉽게 갖기 어려운 대학만의 경쟁력이다. 이를 창업기업의 기술검증과 실증, 인재 확보와 시장 진출에 연결할 때 대학 기술지주만의 차별화된 역할이 만들어진다.

이화여대 캠퍼스 곳곳에 자리한 창업 보육 공간의 모습. 번호가 매겨진 스튜디오형 작업실과 세미나실, 창업가정신센터, 라운지형 네트워킹 공간, 제품 전시 매장 '에스틸로 타운'까지 아이디어부터 제품화, 판로까지 한자리에서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흩어진 지원을 한 캠퍼스 안에 촘촘히 엮어낸 이화의 창업 인프라가 '연결의 생태계'라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 | 제공 - 이화여대 기술지주
이화여대 캠퍼스 곳곳에 자리한 창업 보육 공간의 모습. 번호가 매겨진 스튜디오형 작업실과 세미나실, 창업가정신센터, 라운지형 네트워킹 공간, 제품 전시 매장 '에스틸로 타운'까지 아이디어부터 제품화, 판로까지 한자리에서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흩어진 지원을 한 캠퍼스 안에 촘촘히 엮어낸 이화의 창업 인프라가 '연결의 생태계'라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 | 제공 - 이화여대 기술지주

“돈만 투자하는 곳이 아니다… 사람을 붙여 회사를 짓는 컴퍼니 빌더로”

서 대표가 그리는 대학 기술지주의 다음 단계는 ’컴퍼니 빌더’다. 이미 설립된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장 가능성이 있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찾고 사업모델과 창업팀을 함께 설계하며 기업이 만들어지는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기술과 사람을 적절하게 연결하는 일이다. 기술을 개발한 교수는 기업의 창업자이자 핵심 기술 책임자로서 연구개발과 기술 전략을 이끌고, 여기에 경영과 시장개척 역량을 갖춘 인재를 결합해 기업의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교수 창업기업의 초기 단계에서는 창업 교수가 기술개발과 경영을 함께 주도할 수 있다. 다만 기업이 성장해 조직 운영과 투자 유치, 시장 확대의 비중이 커지면 각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경영진의 역할을 보완하거나 조정할 필요가 있다.

서 대표는 기술 창업자가 반드시 모든 성장 단계를 혼자 이끌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기업의 발전 단계에 맞춰 전문경영인과 역할을 나누는 것이 지속적인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화여대 이레나 교수가 창업한 저선량·초소형 엑스레이 솔루션 기업 레메디도 성장 과정에서 전문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레메디는 창업자의 기술 전문성에 전문경영 역량을 더하며 성장했고, 2026년 7월 이화여대 최초의 교원창업 코스닥 상장기업이 됐다.

이화여대기술지주는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해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우수기업을 투자로 연결하는 자체 배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여성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한 배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업모델 고도화와 투자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왔다.

투자에서도 학생창업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화여대기술지주가 결성한 첫 투자조합의 1호 투자기업은 재학 중 창업한 한수연 대표가 이끄는 학생창업기업 유니유니(한수연 대표)다.

이화의 창업동아리 활동에서 출발한 유니유니는 프라이버시 보호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니유니에 대한 투자는 이화의 학생창업을 발굴해 초기 성장자금과 연결하겠다는 기술지주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서 대표는 기업을 평가할 때 기술만큼 중요한 것이 창업가라고 말한다. 유사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시장에 존재하더라도, 기업의 미래는 결국 창업가의 역량과 태도, 사람을 모으는 힘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기술과 사업 역량은 물론,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할 수 있는 창업가에게 좋은 인재와 투자자가 모입니다. 컴퍼니 빌딩은 가능성 있는 기술과 창업가를 발굴하고, 필요한 인재와 자본, 시장을 연결해 기업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투자 단계가 올라갈수록 여성 창업가는 왜 줄어드는가”

서 대표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과제는 여성 창업기업의 성장이다. 대학에서 여성 인재가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창업 생태계에서 여성 창업가의 참여는 여전히 낮다. 창업 이후에도 초기투자에서 시리즈 A와 B 등 후속 투자 단계로 갈수록 여성 창업기업의 수와 투자 비중은 더욱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민간 투자시장 조사에서도 여성 대표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비중은 전체 시장에서 매우 낮았으며, 투자를 유치한 기업 역시 상당수가 시드와 프리A 등 초기 단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창업기업이 초기 창업을 넘어 본격적인 성장 단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후속 투자와 네트워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격차에는 투자 기회와 전문 네트워크, 롤모델의 부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투자 의사결정 과정의 다양성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여성 고객이 겪는 문제나 여성 특화 시장의 가능성이 투자 판단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는 현장의 지적도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여성 창업가가 투자 과정에서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결혼·출산 계획에 관한 질문을 받거나,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경험하는 사례도 제기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여성 창업가의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초기 창업 이후 후속 투자와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지속적인 지원의 사다리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화여대는 이러한 현실에 대학의 정체성과 역량으로 답하려 한다. 여성 창업가들이 가장 먼저 찾는 창업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다.

이화여대기술지주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고 한국여성벤처협회가 주관하는 2026년 여성특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전국 4개 운영기관 중 하나로 선정됐다.

전국의 초기 여성 창업기업과 예비창업팀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8개 팀을 선발했으며, 사업모델 고도화와 멘토링, 투자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여성 창업가라면 이화에서 전문적인 가이드와 투자 기회를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성 창업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이화를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성 창업을 지원하는 일은 특정 대학이나 여성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그동안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던 여성 인재와 창업가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은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 전체의 혁신 역량을 높이는 일이다.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가진 창업가가 더 많이 시장에 진입할수록 새로운 문제와 시장이 발견되고, 창업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이화여대 기술지주가 마련한 '이화 스타트업 살롱'에서 오영주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가 '창업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청중과 문답을 나누고 있다. 무대 양옆에 걸린 '비즈니스는 연결이다', '사람을 잇고 기회를 만들고 함께 성장하는 이화 스타트업'이라는 문구가 이날 살롱의 지향점을 압축해 보여준다. | 제공 - 이화여대 기술지주
이화여대 기술지주가 마련한 '이화 스타트업 살롱'에서 오영주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가 '창업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청중과 문답을 나누고 있다. 무대 양옆에 걸린 '비즈니스는 연결이다', '사람을 잇고 기회를 만들고 함께 성장하는 이화 스타트업'이라는 문구가 이날 살롱의 지향점을 압축해 보여준다. | 제공 - 이화여대 기술지주

“소수자로서의 경험이 연결의 힘을 깨닫게 했다”

서 대표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그는 공인회계사로 30여 년간 삼정KPMG에서 근무하며 국내 대형 회계법인 최초의 여성 파트너가 됐다. 입사 당시에는 소속 회계법인의 첫 여성 회계사로, 여성 선배나 역할모델이 없는 환경에서 스스로 길을 개척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서로 다른 경험과 역량을 가진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여성 리더 네트워크인 사단법인 WIN의 회장을 맡아 여성 임원과 차세대 여성 리더를 연결한 것도 이러한 경험의 연장선에 있다.

그에게 연결은 단순히 인맥을 넓히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서로의 성장을 이끄는 기반이다. 창업가에게도 연결은 중요하다. 사업에 깊이 몰입하다 보면 익숙한 관점과 방식에 머물기 쉽고, 투자자와 시장의 기대 속에서 판단의 폭이 좁아질 수도 있다. 이때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창업가, 투자자를 만나 새로운 관점을 접하는 경험은 더 나은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창업가에게 자금만 연결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시장을 이해하는 사람, 기술을 이해하는 사람, 조직을 성장시켜 본 사람과 만나게 해야 합니다. 이러한 연결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때로는 기업의 성장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이러한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가 '이화 스타트업 살롱’이다. 2023년 11월 시작된 이화 스타트업 살롱은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을 중심으로 열린다. 회차마다 창업가와 투자자, 각 분야 전문가 등 약 40명이 참여해 경험과 고민을 나눈다.

처음에는 이화 동문 창업가를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이화여대기술지주의 보육기업과 투자기업으로 참여 범위를 넓혔다. 오영주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도 참여해 창업가와 투자자 간의 교류를 돕고 있다.

정해진 답을 전달하는 강의보다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질문을 발견하는 장을 만드는 것이 이화 스타트업 살롱의 목적이다.

서지희 대표가 대학 기술지주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취업의 시대를 넘어 사람을 발굴하고 붙여 회사를 짓는 '컴퍼니 빌더'의 시대가 오고 있으며, 그 첫 단추는 자본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라고 강조했다. | 사진 - 최민 기자
서지희 대표가 대학 기술지주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취업의 시대를 넘어 사람을 발굴하고 붙여 회사를 짓는 '컴퍼니 빌더'의 시대가 오고 있으며, 그 첫 단추는 자본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라고 강조했다. | 사진 - 최민 기자

“AI 시대, 답을 주는 사람보다 좋은 질문을 던지는 코치가 필요하다”

서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할은 ’코치’다. 코치는 정답을 대신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통해 상대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답을 찾도록 돕는 사람이다. 서 대표는 AI가 지식의 탐색과 정리 방식을 빠르게 바꾸는 시대일수록 교수와 멘토의 역할도 지식 전달자에서 판단을 돕는 코치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많이 알고 정확한 답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제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넘쳐나는 정보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를 돕는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창업 지원도 마찬가지다. 멘토가 자신의 경험을 정답처럼 제시하기보다, 창업가가 스스로 사업과 시장을 깊이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생각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 창업가가 미처 보지 못한 기회와 위험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 멘토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서 대표는 자신이 오랜 조직생활과 리더십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가 후배들에게는 더 나은 질문과 선택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일을 중요한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

“창립 10년, 다음 10년은 연결의 사다리를 놓는 시간”

이제 이화여대기술지주는 2016년 설립돼 2026년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년이 대학의 기술을 기업으로 연결하고 창업 지원의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다음 10년의 핵심은 기술과 사람, 기업과 자본, 대학과 시장을 더욱 촘촘하게 연결하는 데 있다.

서 대표가 2023년 8월 취임한 이후 추진한 다수의 투자조합 결성, 창업가와 투자자가 교류하는 네트워크 운영, 자체 배치 프로그램 도입, 여성특화엑셀러레이팅 운영기관 선정 등은 이러한 방향을 구체화한 대표적인 성과다.

이화여대기술지주는 2026년 교육부 모태펀드 대학창업 1유형의 운용사로도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학생·교원 창업을 비롯한 유망 대학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초기투자에서 후속 성장으로 이어지는 투자 사다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2026년 8월 18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다. 행사에서는 목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발제자로 참여하고, 대학과 창업·투자 생태계의 주요 인사들이 대학 기술사업화와 창업 생태계의 미래를 논의한다.

인공지능이 지식의 탐색과 전달 방식을 바꾸더라도, 가능성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육성하며 서로 연결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대학의 역할은 인재를 교육해 사회로 보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연구성과가 기업과 산업으로 이어지도록 돕고, 학생과 연구자가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며, 창업기업의 성장을 위해 인재와 자본, 시장을 연결해야 한다.

대학 기술지주회사도 기술이전과 자회사 설립, 투자와 기업 육성이라는 고유한 역할을 바탕으로 유망 기술과 창업가를 발굴하고,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사람과 자본, 시장을 연결하는 컴퍼니 빌더로 역할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

서 대표에게 창업은 사람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투자의 출발점은 자본에 앞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데 있다.

“사람을 잇는 것이 곧 투자입니다. 좋은 기술에 적합한 사람이 연결되고, 그 주위에 또 다른 인재와 투자자, 시장이 모일 때 기업은 비로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화의 다음 10년은 이러한 연결의 사다리를 더 촘촘하고 단단하게 놓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 원문 출처: 에이빙뉴스 최민 기자 (https://kr.aving.net/news/articleView.html?idxno=1812657)

 

첨부파일
첨부파일이(가) 없습니다.